싱가포르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도시국가라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국토 면적은 서울의 1.7배 수준으로 제한적이며, 인구는 6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밀도가 높습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단순한 경제 성장만을 추구했다면 도시의 과밀화와 환경 악화로 인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에 싱가포르는 일찍이 환경과 경제를 함께 고려한 도시 전략을 국가 발전의 중심에 두었습니다. 1960년대 초반, 리콴유 전 총리는 도시의 미래를 내다보며 ‘정원 속의 도시(City in a Garden)’라는 비전을 제시했고, 나무 심기 캠페인을 직접 이끌었습니다. 그 결과 도심 곳곳에 녹지가 확산되었고, 시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도시의 브랜드 가치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현재 싱가포르는 국토의 약 60% 이상을 녹지로 유지하고 있으며, 9%는 공원과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히 공원을 조성하는 수준을 넘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정원처럼 설계되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1986년 녹지율은 35.7%에 불과했지만 2007년에는 46.5%로 상승했고, 현재는 절반을 훌쩍 넘습니다. 이는 세계 어느 고밀도 도시와 비교해도 이례적인 결과이며, 싱가포르가 어떻게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외국기업 입장에서도 싱가포르의 녹지정책은 단순한 환경적 장점이 아니라 비즈니스 환경의 질적 우위로 작용합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본사나 연구소, 사무공간을 운영할 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받음으로써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인재 유치에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됩니다. 결국 싱가포르의 녹지정책은 경제와 환경을 동시에 잡은 전략이자, 국가 경쟁력의 핵심 자산으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