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시대, K-뷰티의 진짜 경쟁력은 ‘유통’이 아니라 ‘준비’에서 시작된다
베트남에서 K-뷰티의 영향력은 이미 ‘트렌드’를 넘어 ‘문화’가 되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올라오는 TikTok Shop의 라이브, Shopee에서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한국 제품 판매량을 보면 한국 화장품이 이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단번에 느껴집니다.하지만, 이 화려한 무대 뒤에는 늘 한 가지 공통된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CFS가 없는데, 베트남에서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의 베트남 시장에서는 CFS 없이 화장품을 판매하려는 시도는 공연장에 입장권 없이 무대에 서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베트남 시장이 성장할수록 규제는 더 정교해지고 있고, 그 중심에 ‘CFS(Certificate of Free Sale)’가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이유를 설명하는 칼럼이자, 2025년 이후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한국 화장품 기업에게 가장 먼저 건네고 싶은 조언입니다.
베트남은 왜 CFS를 요구하는가?
성장하는 시장이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많은 기업은 “베트남은 규제가 느슨한 신흥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공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화장품을 식품·의약품 다음으로 민감한 제품군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한국·일본·태국 제품의 수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규제의 방향은 명확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시장에는 반드시 ‘관리’가 필요합니다. CFS는 그 관리 체계의 출발점입니다. 이 서류를 통해 베트남 정부는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의 제품은 원산국에서 문제 없이 판매되고 있습니까?”
“성분과 제조 기준은 베트남이 요구하는 안전성을 충족합니까?”
베트남 시장에 들어가는 길목이 좁아진 것이 아니라, 그만큼 시장이 성숙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플랫폼 시대, CFS는 ‘법적 요구’가 아닌 ‘생존 조건’
2024년 이후 베트남의 주요 플랫폼(TikTok Shop, Shopee, Lazada)은 자체 정책으로 CPN(화장품 등록번호) 없는 화장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아래와 같습니다.
CPN 등록을 위한 필수 조건 = CFS
즉, CFS가 없으면 CPN이 불가 → CPN이 없으면 통관 불가 → 플랫폼 입점 불가합니다.
예전에는 조용히 소량 판매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많았지만, 플랫폼 중심 시장으로 바뀌면서 이제는 ‘노출되는 판매’가 기본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규제는 투명해졌고, 준비되지 않은 브랜드는 바로 걸러지게 되었습니다. 즉, 베트남 시장은 기회가 크지만, 그 기회를 잡기 위한 입장권은 더 엄격한 형태로 변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CFS 없이 베트남 시장에 뛰어들다가 실패하는 이유
규제를 몰라서가 아니라, 시장을 과소평가해서입니다. 다음은 제가 실제 현장에서 수없이 본 실패 패턴입니다.
① CFS 없이 수출을 시도한다.
→ 통관 단계에서 바로 제동.
② 한국어 라벨 그대로 보낸다.
→ 베트남 라벨 규정 위반으로 즉시 반려.
③ “직배송이면 괜찮다”라고 생각한다.
→ 2024년 기준 플랫폼이 가장 먼저 단속하는 방식.
④ CPN 없이 TikTok Shop 라이브를 진행한다.
→ 계정 정지 + 벌금 + 제품 압수 사례 증가.
기업의 실패 원인은 대부분 “서류를 몰라서”가 아니라 “베트남 시장의 수준을 과소평가해서” 발생합니다.
CFS는 절차가 아닌 ‘베트남 시장을 대하는 태도’
많은 창업자와 브랜드 담당자들이 CFS 발급을 “귀찮은 행정 절차”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CFS는 단순한 문서가 아닙니다. CFS는 브랜드가 시장에 얼마나 책임감 있게 진출하려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 품질이 검증된 제품이라는 증거
- 원산국에서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이라는 신뢰
- 베트남 규제 기준을 충족할 준비가 된 기업이라는 메시지
이 모든 것이 CFS 한 장에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소비자는 생각보다 똑똑합니다. ‘안전한 한국 제품’을 원하지, ‘근거 없는 한국 제품’을 원하지 않습니다. 베트남은 이미 그런 단계로 넘어와 있습니다.
️CFS 이후의 절차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문제는 CFS가 아니라, CFS 없이 시장에 진입하려는 생각입니다. 베트남에서 화장품을 판매하기 위한 전체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CFS 발급
- 성분표(INCI) 준비
- 베트남어 라벨 완성
- CPN(화장품 등록) 신청
- 통관
- TikTok Shop / Shopee / Lazada 입점
전체 절차는 통상적으로는 30일~40일 정도 소요 됩니다. (정부당국 의견에 따라 지연가능성 있음)
베트남은 ‘기회를 주는 시장’이지만, ‘아무에게나 기회를 주는 시장’은 아닙니다.
CFS는 서류 한 장이 아니라 베트남 시장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신뢰, 최소한의 준비, 최소한의 책임입니다.
베트남 시장은 변하고 있습니다. 성숙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선택받는 브랜드도 함께 달라지고 있습니다. K-뷰티 브랜드가 베트남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제품과 브랜드를 제대로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 출발점에 CFS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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